등산(기타지역)

무등산 (길벗15.1.25일)

죽전일지 2024. 9. 8. 10:15

지지난주 김천 황악산 눈산행. 지난주 전북 진안 운장산 눈산에

이어, 오늘 또 광주 무등산 눈산행을 택했다. 

눈산행의 묘미는 가 본 사람만 알수있는,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기에

"오늘은 또 어떤 연출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해 하며 산을 간다.

  

무등산은 특히나 극심히 차디찬 기온으로 하여금 서석대 아래 

능선을 따라 온갖 초목에 아름다운 상고대가 연출 될때가 많다.

이런 저런 기대를 하며 길벗과 함께 신라관광에 올랐다.  

 

 

무등(無等)산 이라는 이름이 등급을 매길수없이 높은 산이라는 뜻

이라는데 겨우1,187m높이로 이런 이름을 지었다는것이 좀 거시기하다.

삼국사기에 무진악(武珍岳)으로 시작되어 고려때는"서석산"이라 불렀다한다. 

 

4시간을 달려 원효사 주차장에도착 10시20분에 옛길을 따라 들머리에 올랐다.

원효사-제철유적지-물통거리-치마바위-서석대-입석대-장불재-중머리재-증심사(12Km)

12년도 오를때는 반대로 증심사에서 출발, 장불재에서 얼마나 떨었는지 - 에휴 - -!

오늘은 정말 포근한 날씨에 아랫능선에는 녹은 눈으로 질퍽한 길을 오른다. 

 

 

초입 한 20분간은 질퍽한길을 오르다가

모두들 아이젠을 한다.

얼어버린 눈들로하여금 땅이 무척이나

미끄럽네 - 

 

서석대 정상을 앞두고 깔딱 고개에 도달하니

저 위에서 무등산다운 세찬 바람소리가

무시무시하게 들린다.

하늘을 보니 눈바람이 안개처럼 시커멓게 하늘을 덮어

마치 귀신이 집단 곡하는 소리같다.  

 

 

 

능선에 올라서자 찬바람이 기승을 부린다

그나마 서석대를 바람막이 삼아 겨우사진한장 눌러본다

 정상에서 점심이나 먹을수 있을라나 - -?

 

도무지 눈바람으로 앞도 잘 안보이는터라

  값싼 나의 디카는 오늘 접기로 하고

눈바람이나 즐기련다

 

 

 

 

 

 

서석대 위 정상에 찬바람은 불고 앉을 자리는 없어

뭐 이런일이야 자주있지만 쪼그리거나

아예 서서 점심을 먹는다.

그래도 먹는 즐거움이야 -.

눈바람에 손떨며 집어보는 젖가락 질은

스릴이다.

 

 

그래도 즐겁지롱 - - !

 

 

 

 

 

 

 

 

장불재로 내려오는 언덕바지 초원에도

세찬바람은 불었다.

귀끝이 따갑도록 시리기는 하나 살을 애는 감촉은

덜하다.

아 - !  봄이 오나보다 - !

소한, 대한이 지나고 나니, 상고대를 만드는 이곳

무등산 고봉에도 봄의 기운이 서리고 있구나. 

 

매마른 억새풀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사이로

봄의 전령이 아름다운 각시의 향기로

늙은사내의 가슴조차 흔들어 놓는다.

 

 

 

오늘보다 한달 더 늦은 2012.2.26일자 사진인데

아직 남아있는 상고대가 죽전을 사로 잡았죠

 

 

 

 

 

 

2015년의 봄은 희얀한 곳에서 만났다

들머리부터 질퍽대는 산길땜에

정상에서 앞이 안보이는 눈바람 땜에

상고대는 고사하고 고산에서 바라보는 조망조차

포기한 오늘의 산행이 의미없이 끝나나 했는데 -

 

무뎌진 칼끝처럼 무뎌진 눈바람에서 봄을 느꼈다

자연은 참으로 신기하고 신기하다

아직1월 말이라 앞으로 이곳 무등산 정상에

몇차례나 눈이 더 오고 바람도 불겠지만

나는 오늘 분명 이곳 칼바람 속에서 봄의 바람이 

 섞여있는것을 느꼈다.

그것도눈을밟고 서서 밥을먹으면서

세찬바람에 흩날리는 길벗 아씨의 머리칼

사이에서 봄은 -

그렇게 희얀하게 찾아온다

 

오늘 무등산 산행은 그 무엇에도 뒤 지지않을

참으로 색다른 또 하나의 선물을 내게주었다.

 

 

 

 

 

 

 

이렇게 하산 하니 오후4시

오늘 맛집은, 한마디로 전라도답고 맛집답다.

4인 44,000원에 충분히 맛나고 먹을만은 한데 - -

특이한것은

밖이 추워서 실내로 들어가려하니

절대 못 들어오게 한다.

식탁에 세팅할 동안은 고객절대 출입금지 !!

식사시간 12시 - 오후8시까지 시간엄수 !!

외부음식류 반입 엄금 !!

값 나가는 신발 본인책임 !!

CCTV 가동 !!

군대인지 교도소인지 분간이 안가는 규율

ㅎ ㅎ - 대단하십니다. 

 

 

 

 

이쪽지방 탁주 몇사발에 취기가 오르고

돌아오는 차창밖으로 봄비가 내린다.

신의목소리 이미자 선생님이 이 차에 타고있는듯

엣찌아씨의 "동백아가씨" 노랫소리가

봄비속을 질주하는 버스안을 열광케한다

 

오늘 비록 사진은 포기 했지만 

길벗 덕분에 새로운 자연의 위대한 역사를

생생하게 체험하였네요

 

비타민 선생이 一笑 一少, 一怒 一老를

우리에게 불러주었듯이

죽전은 길벗님께

一笑 一福, 日笑 日福을 드리고져 합니다

"한번 웃으면 한번 복이 오고

하루를 웃으면 종일내내 복이 넘칩니다"

 

길벗 여러분 금년에도 늘 웃음 넘치는 해가 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죽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