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기타지역)

황학산 (영동.김천 14.12.28)

죽전일지 2024. 9. 7. 12:50

참으로 오랜만에 길벗을 따라 산행에 나섰다

갑오년 엄동설한의 마지막 주말 인데도 북천의 새벽바람은 그렇게 시리지는 않다.

아침 일곱시에 만난 사람들 -

충남당진에서 그렇게도 그립던 사람들 -

한분 한분 반갑게 참말 반갑게 맞이해 준다.

헤어졌던 임을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 - -  -- 

 

산벗들의 따뜻한 마음을 담고

신라관광은 새벽바람을 가르며 충북 영동으로 달린다.

 

 

   오늘 코스는

괘방령~여시골산~운수봉~황악산~형제봉~신선봉~망월봉~직지사~직지문화공원~직지사주차장(12.6km) 

충북 영동군 매곡면의 괘방령에서 백두대간을 타고 황악산 (1,111m)에 올라 직지사로 하산하는 코스.

바위가 없어 아름답지는 않으나 백두대간의 위용은 한국 100대 명산으로 부끄럽지 않은 산이다. 

  매곡면의 매(梅)자가 매실나무 매자로 옛날 이골이 매화로 거득 - 찬 골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     

 

몇개의 봉우리와 능선을 오르내리며 6시간 이상을 머물러야 하는 조금은 지루한 코스이긴 하지만

고산의 눈보라가 만들어낸 기기묘묘한 설경들을 감상하며  때로는 눈에 빠지기도 미끄러지기도 하며

때로는 차거운 눈바람을 만나 시린손을 감추며 헤쳐나가는 눈산행의 매력에  산인들은 그 고통을 만끽한다.                      과거길 이던 괘방령에서 흔적을 남기고 09시 30분쯤 들머리에 올랐다  

 

                                                    초입 부터 눈길이 이어진다

                                        충북에 눈이 많이 왔다더니 과연  - !

                                               눈 산행으로는 딱 이구나

 

 

 

 

 

                                                              앞서거니 뜃서거니 때로는 홀로되어 외로운 눈길을 오르 내리다 보니

                                                               여우골에 도착했다

 

 

 

 

 

 

                                          눈가루 (프로스트)                                       

 

                                          까마귀 한마리

                                          솔송나무 흔들어

                                          내 머리 위로

                                          눈 송이 날렸네

 

                                          그 눈송이 내마음 흔들더니

                                          우울했던 하루

                                          얼마간은 잊었네                                    

                                         

 

 

 

 

 

                                                                               운수봉에 도달했다

                                                     아직도 갈길은 멀다

                                                     함께 시작했던 길벗들은 어디쯤 갔으며

                                                      언제쯤 오련가 - - - -

 

 

 

 

 

                                  정상을 2.3Km 앞두고 백두대간 쉼터에 앉아 -

                                                안도현의 시를 생각한다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 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외로운 눈길 고독을 싶으며 걷는 나그네 심정을

이정표는 아는지 모르는지

여기서 쉬면 기어서 가야 한다네요

"쉬었다 세요 - " 흠 -

 

 

 

당나라 시인 유종원의"江雪"이라는 시를 대단히 미안하게도

강을 산으로 바꾸어 소개해 올리니 양해 바랍니데이 (원문은 그대로 소개함)

天山鳥飛絶
온 산에 새는 날지 않고
萬徑人踵滅
모든 길엔 사람 발길 끊어졌다
孤舟蓑笠翁
외로운 길에 삿갓쓴 노
獨釣寒江雪
눈 내려 차가운 산에 홀로 걷는

 

 

 

 

 

 

 

황학산이나 황악산이나 하여간 정상에 왔다

정상 400m 앞둔 돌탑옆에 누군가 작은 옹기를 묻어 놓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소금 같은것이 들어있네 -

저 아래 절에서 불나지 말라고 묻어놓은 방물이라 누군가 말 해주는데 - - ?

 

 

정상에는 바람이 많이 부는 관계로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고 - - -

고문께서 언제 부대찌게를 따끈하게 끓여놓아

인기 짱 - !

라면맛도 일품이로다 - !

 

 

 

 

정상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의 위용 - !

지나온 봉우리와 앞으로 거쳐야할 봉우리를 바라보며

산행길은 마치 우리의 굴곡진인생길과 같구나 - !

 

 

 

 

 

 

 

 

 

 

여기 정상에서 직지사로 바로 내려꽃히는 길이있다

우린 충북에서 구비구비 돌아 돌아 왔지만

직지사에서 보면 이건 분명 "악산" 인게지

하산길이 아무리 가깝다고 하나 너무 급경사라

우린 아직 여러봉을 돌아 내려가야 한다

옛날에는 이산을 황학 이라했다는데

직지사에서 "황악" 이라 부른것은 아마도 이 깊은 경사도 때문인가 - -

 

점심을 끝내고나니 1시반 쯤 넘어간다

정상석앞에서 인증샷을 하고

하엄없이 눈길 속으로 파묻힌다

 

 

 

 

 

 

 

 

 

 

 

 

 

 

저앞에 우리가 거쳐야할

형제봉과 신선봉 망월봉이 차례로 보인다

 

 

 

 

하염없이 눈길을 헤치며 걷다보니

형제봉은 언제 지나고 신선봉이네

아직도 직지사 까지는 3Km나 남았는데

이제부터는 이 눈길 3Km가 모두 가파른 내리막 길이라는디 -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휘유 - 휘유 - 내려오다 보니

"황악"이라는 의미를 확실하게 깨닳게 되었다

우린 그래도 급경사를 피해 정상에서 몇봉을 돌아 돌아 왔는데도

이렇게 길고 긴 급경사로 이루어 졌으니 - -

 

 

 

직지사를 1,2Km앞둔 망월봉에서부터는 눈길은 끝이났다

아직도 직지사 후문까지 경사도는 만만치가 않네

 

 

 

 

 

 

 

 

 

후 ---------- !

직지사를 눈앞에 두고 더디어 경사도 끝나고 속세의 길이 나타났다

여기서 신선봉까지 3Km가 장난 아이데이

"황악" 이라 붙인 이름을 다시한번 공감한다

 

 

 

 

 

 

 

 

직지사 앞 공원이 잘 꾸며져 있다

헌데 - ? 어딜가나 크게 눈에 뜨이는 건물 !

바로 모텔 - !

직지절 앞에도 변함없이 가장 우뚝솟아 잘 보이는건물이 모텔이로다

하기사 이젠 보리밭이 거의 없잖수 - ㅎ ㅎ 

 

 

 

이렇게 해서 직지주차장까지 하산하니 4시반 이라

7시간이나 눈길을 헤쳐왔으니 눈에 대한 소원은 헐었다

 

산행길은 인생길과 같다고 했습니다.

고통과 희열을 함께느끼며 굴곡의 여정을 함께 걸었던 "길벗"가족 여러분 !

 

벌써 한해가 저무네요 - - -

돌아보니 우리네 세상이

언제부터인가 각박하고 이기적인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영화 "친구2"에서 유오성에게 "큰행님"이라 불러도 되냐는 김우빈에게

"큰형"이란, 무엇이냐고 되물으며 

"함께 밥묵고  함께 고생하고  함께  눈물흘리고 함께 웃고 

이런 과정에서 목숨도 바치는게 가족이고 형제다

이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라고 하는 대목이 생각납니다.

다행히 올해에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국제시장"등에서 "가족"이라는 중요한 단어를

우리에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이세태에 세상에 둘도 없는 내 가족

내사람의 소중함을 깨닳으면서

사랑하는 길벗 가족여러분 다가오는 을미년

가족모두가 행복하고 또 행복하시길

진심 기원 합니다

- 竹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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