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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잊혀진 명절 다시보기

죽전일지 2024. 9. 30. 11:13

잊혀진 명절 다시보기(신문 기고)

서 동 기

때 아니게 웬 명절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오늘이 음력 6월 보름

유두날 이라 미리 준비한 과일로 새벽 일찍 조상께 예를 올리고 앞집과 과일을 나눠 먹었다. 유두(流頭)일은 음력 6월 보름으로 원 명칭은 동유두목욕(東流頭沐浴)”이란 말에서 비롯되었다는데 동방에는 맑은 기운과 함께 양( )의 기운이 왕성하기 때문에 동쪽 흐르는 냇가에 몸을 씻으면 신성해 진다고 하여 선비들은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동쪽에 흐르는 냇가로 갔으며 부녀자들은 흰 포장으로 주위를 가린채 머리를 감고 물맞이를 했다. 유두천신(流頭薦新)이라하여, 유두를 전후 해 참외 수박등 여름과일이 등장하고 햇 밀이 생산되어 유두날 아침에 햇밀가루로 국수와 떡을 만들고 새로 딴 참외와 수박을 종묘(宗廟)에 올려 조상에 먼저 를 올린 우리의 전통적인 효 풍슴이 있으며 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 수명이 길어지고 더위를 타지않는다. 또한 이날 비가오면 풍년이 들고 아침에 일찍 천둥이 치면 일찍 거두는 곡식이 잘되고 천둥이 늦게 울면 늦수확 곡식이 잘된다고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 명절중에 설, 첫띠날, 대보름, 이월, 단오, 유두, 칠석, 백종, 추석, 중양절, 납일, 제석 등 크고 작은 명절이 나름대로의 큰 이유를 가지고 전해 내려 왔으나 지금은 거의 잊혀져 가는데,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를 잘 아는 젊은 분들을 위해 비교적 생소한 몇 가지만

소개 합니다.

 

먼저 첫띠날에 대해 알아보자. 새해 정월들어 우리 전통 역법에서의 12 즉 자,,,---의 순으로 12일 동안 차례로 돌아오는 각 띠의 첫 번째 날을 뜻 하며, 각 첫띠날에는 그 띠를 상징하는 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의식과 금기를 행한다. 예를 들어 上子日 이라 하면 정월(1)들어 첫 번째 맞이하는 쥐띠날로 쥐가 많으면 곡식을 축 내므로 농부들은 논밭두렁에 불을 놓아 태우는 지불놀이를 한다. 오늘날에 와서는 정월 대보름날 밤에 많이 하고 있으나 그 본래의 기원은 쥐띠날의 쥐불놀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오(上午)일은 그해 첫 번째 말띠 날로 고사를 지내거나 장을 담그는 풍습이 있었다. 특히 경상도 지역에서는 이날 장을 담그면 장맛이 좋다고 하여 모든 가정이 이날을 택해 장을 담구었다. 또한 같은 말띠날 이라도 그날이 병오(丙午)일이면 그 발음이 과 통한다 하여 꺼렸으며 무오(戊午)일이면 길일로 쳐서 그와 유사한 발음이 나는 무우로 시루떡을 쪄서 먹는 풍습도 있었다. 상진(上辰)일은 용띠날로 첫닭 울때 우물에서 먼저 물을 길으면 용알을 뜨게 되어 그해 집안이 운수 대통 한다는 각 띠별 풍습들이 있다.

 

삼월 삼짇날 에는 산에 참꽃을 따다 꽃 지짐을 만들어 먹는데 이날

노랑 나비나 호랑나비를 보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

 

백종일(百種日), 음력715일을 백종일이라 하며 정월 대 보름을 상원일, 715일 즉 7월 보름은 중원일 이라고도 한다. 원래 백종

이라는 말은 이무렵에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제물 백가지를

차려 놓는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며 백중절,망혼일 이라고도 한다.

농부와 머슴들의 명절이란 뜻에서 머슴날 이라고도 하여 백중장에는 씨름판과 같가지 놀이가 벌어지는데 주인은 머슴에게 돈을 주어 종일 놀도록 해주며 이돈을 백중돈 이라 한다. 또한 백중절 무렵이면 여름농사가 거의 끝나고 추수까지 비교적 한가한 시간으로 호미씻이

라 하여 사용하던 호미를 잘씻어 보관하고 농부를 위한 일종의 피로연으로 집집마다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하루를 즐긴다. 또한

백중일은 일하는 것을 금기사항으로 산신이 한창 곡식을 여물게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들에 나가면 산신이 하는일에 방해가 된다는 속설

때문에 부녀자들 까지 일을 삼가 하며 하루를 쉬는 풍습이 있다.

 

정월 대보름, 그해 첫 번째 맞이하는 보름으로 상원(上元)일 이라고도 한다. 부름과 귀밝이 술도 먹지만 서로 성씨가 다른 세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해의 운이 좋다는 속설이 있어 여러 집서 오곡밥을 하여 서로 나누어 먹는다. 행사로는 지신밟기,산신제,달맞이 등이 있지만 조금 생소한 놀이로 더위팔기라는 것도 있다. 보름에 이것을 하면 다가올 여름 더위를 이길수 있다는 속설로서 아침 일찍 해 뜨기 전에 일어나서 먼저 사람을 보면 급히 부른다. 대답을 하게 되면 재빨리 내 더위 사가소 라고 하면 더위를 팔게 되는데, 이러면 그해는 더위를 타지 않게 되고 상대방은 두 사람 몫으로 더워지기 때문에 이날 아침에 친구가 부르더라도 대답 대신 내 더위 사가라고 응수 하며, 또한 더위는 여러 사람에게 팔면 좋다고 하여 여러 집을 찾아 다니며 더위를 팔기도 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중양절(重陽節), 음력 99일을 중양절 또는 중구절 이라고 한다. 중양 이란 말은 양()이 두 번 겹쳤다는 뜻으로 한해동안 양이 두 번 겹친 날은 11일을 비롯하여 여러 날이 있지만 유독 99일만을 중양절이라 하여 명절로 삼게된 까닭은 “9”라고 하는 숫자가  가운데 가장 큰 것이기 때문이다. 계절적으로 가을의 기운이 완연한

시기에 맞이하게 되는 명절인 중양절은 중국의 풍습에서 비롯된 것

이라고 하나 북방민족이 함께 즐기는 명절 이라고 할수 있다. 이 무렵 이면 산에는 단풍이 들고 들에는 국화꽃이 만발 하게 된다. 따라서 중양절에는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교외로 나가거나 가까운 산에 올라 단풍을 즐기며 하루를 보냈다. 또한 중양절에는 계절의 꽃인 국화와 관련된 음식이나 술을 즐기고 국화의 꽃잎을 따서 찹쌀 가루와 반죽하여 부침을 해 먹었는데 이를 국화전 이라고 하였으며 술에 국화를 넣어 국화주를 빚기도 했다.

 

이 외에도 조상들이 정해놓은 명절을 맞이하는 여러 가지 슬기롭고 재미있는 것이 참으로 많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 당파 싸움에 여념이 없는 이나라 지도자로 뽑힌 분들에게 우리의 명절 의식을 상기 시키고 싶다. 위로는 조상을 숭배하는 정신과 아래로는 후세에 널리 교육이 되며 친지간 이웃간 화평한 법, 철 따라 한민족의 체질에 맞는 건강식이며 이 모든 것이 담긴, 절기 마다 정해놓은 선조들의 명절 의식을 우리 다시 한번 깨우쳐서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 가는 그러한 전통을 이어 갈수는 없을까 ?